이중구 서울 동대문경찰서장은 요즘 뜨는 ‘스타’다. 장안동 성매매업소 단속을 밀어붙이면서 찬사를 받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격려를 보내고 기독교단체에서 지지방문을 할 정도다. 언론의 호평도 쏟아진다.
논란의 소지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성매매업소 업주들이 상납을 받은 경찰관들이 있다고 하는 판이다. 성매매업소 창궐 이면에 상납과 보호 관행이 있었다면 이것부터 먼저, 아니면 동시에 도려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평을 거둬들일 필요는 없다. 단속의 완성도는 따로 떼어내 짚을 일이다. 이중구 서장의 뚝심만은 높이 사는 게 옳다. 동대문경찰서장에 부임하자마자 단속에 나서 두 달여 동안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는 건 평가할 만하다.
그럼 이건 어떨까?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말은 지극히 원칙적인 말이고, 서울경찰청의 방침은 지극히 효율적인 방침 같다. 해야 할 말을 한 것이고 취해야 할 조치를 취하려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근데 왜일까? 자꾸 배면에 눈길이 간다.
대비된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힘주어 강조한 ‘민생치안’은 지금의 자기 처지와 대비된다. 불교계의 종교편향 비판과 시민들의 과잉진압 비판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미지만이 아니다. 태도 또한 대비된다. 불교계의 종교편향 비판과 사퇴 요구에 대해 “이유야 어쨌든 간에 공조직 책임 수장이 거론된 것 자체가 유감스럽고 송구하다”고 고개 숙인 점과 “성매매뿐만 아니라 조폭 등 민생침해 사범에 대해 집중인 단속을 할 계획”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내보인 점이 대비된다.
어청수 청장이 의도했는지 여부는 알 길이 없다. 묻는다고 대답해줄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도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의도는 모르겠지만 사후 효과는 분명히 짚을 수 있다.
탈색할 수 있다. 민생치안이 부각되면 될수록 종교 편향, 정권 경도 이미지는 자동으로 탈색된다. 굳힐 수 있다. 민생치안 확립을 강조하면 할수록 할 일은 많아진다. 더불어 자리에 남아있어야 할 이유도 분명해진다.
너무 잘 짜인 각본 같기에 다시한번 어청수 청장의 의도를 돌아보고 싶지만 관두자.
어차피 기정사실 아닌가. 청와대에서 ‘경질 불가’ 얘기가 잇따라 흘러나오고 있다. 보수단체가 격려방문을 오는 상황이다. 가만히 있어도 자리를 보전할 수 있는데 뭐가 아쉬워서 본인이 직접 나서겠는가. 절체절명의 위기도 아닌데 체면 불구하고 부하 경찰관의 공적에 묻어가려 하겠는가.
그냥 치안 총수의 원칙적인 말로, 당연한 조치로 받아들이자. 그게 속 편한 일이다.
▲사진=어청수 경찰청장 ⓒ경찰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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