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뭘 어쩌자는 건가? 청와대에 인터넷 담당 비서관을 두고 한나라당에 인터넷 사이드카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해서 뭘 할 수 있는 건가? 아무리 둘러봐도 할 게 없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설명대로 인터넷 여론 동향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라면 탓할 게 없다. 인터넷 여론에 귀를 열고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데 어떤 사람이 반대를 하겠는가.

근데 거슬린다. 당장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귀에 거슬린다. 오늘 그랬다. “인터넷의 힘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불신이 짙게 깔린 발언이다.

그래서 궁금하다. 인터넷을 ‘독’으로 간주한다면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어떻게 하려는 걸까?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대응’을 하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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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대응’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걸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인터넷 여론동향 감지팀을 꾸려 실시간으로 인터넷 여론을 살핀다 해도, 특정 이슈에 답글이나 조회수가 갑자기 몰린다 해도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뾰족하게 대응할 수단이 없다. 설령 그것이 ‘괴담’에 해당된다 해도 ‘실시간’으로 대응할 방법이 없다.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문제이니까, 제재를 한다 하더라도 사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니까 ‘실시간’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간과해선 안 되는 측면이 있다. 인터넷 소통이 ‘수평성’과 ‘기하급수성’을 특징으로 한다는 점이다. 블로거가 다른 블로거의 글을, ‘아고라’ 방문자가 발제자의 글을 순식간에 퍼나르는 게 인터넷 소통의 특징이다. 한 사람이 퍼나른 글을 10명이 되 퍼나나르는 게 인터넷 소통의 속성이다.

대표적인 예가 청와대의 엠바고 문제를 다룬 YTN의 ‘돌발영상’이다. YTN 사이트에서 어느 순간 삭제됐지만 또 어느 순간 부활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 ‘돌발영상’이 재생됐고 심지어 유튜브에까지 가서 부활했다.

이런 특성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대응’이란 말은 쉬 꺼내지 못한다. ‘웹2.0시대’라는 거창한 단어를 구사할 필요조차 없다. 인터넷엔 지켜보는 눈이 수백 만, 수천 만 개에 달한다는 평범한 사실만 각인하고 있어도 ‘대응’이란 말은 함부로 꺼내지 못한다.

직시해야 한다. 인터넷은 수직적 소통이 발붙일 수 없는 곳이다. 최악의 경우 포털사이트 편집진과 코드를 맞춘다 해도, 그래서 문제의 글이 메인에 올라오는 걸 차단한다 해도 만사를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네이버에서 진행되는 논쟁을 보면 안다. 실시간 인기검색어의 등락을 놓고 네이버 편집진과 네티즌이 논쟁을 벌인다. 특정 검색어가 단 몇 초만에 등장과 퇴장을 거듭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경위가 무엇인지, 진위가 무엇인지는 둘째 문제다. 강조하고자 하는 건 네티즌의 감시 눈길이 미세한 곳까지 뻗쳐 있다는 점이다. 이런 현실을 도외시한 채 포털사이트 편집진을 ‘장악’하면 여론 물길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 건 무모할뿐더러 아둔하기까지 하다.

방법은 따로 없다. ‘대응’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사후 ‘대응’하는 게 아니라 사전 ‘예방’하는 게 상책이다. 정보를 열어 ‘괴담’이 발붙일 여지를 없애고, 입을 열어 네티즌과 토론하고, 귀를 열어 그들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사진=네티즌 토론장인 ‘아고라’에선 한나라당의 사이드카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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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