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가 폐지된다. 그럼 어떻게 될까?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다. 그럼 어떻게 될까? 1가구 다주택자가 양도세 부담을 털어내고 매물을 쏟아낸다고 치자. 그런다고 누가 살까? 건설사가 분양가를 맘대로 정해 시장에 내놓는다고 치자. 그런다고 누가 청약할까?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10.21부동산대책은 그래도 이해할 만한 여지가 있었다. 건설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고 아우성치니까, 유동성 위기가 현실로 닥치면 금융권에 불똥이 튄다니까 일단 돈으로 틀어막으려 했다고 이해할 소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누구나 다 안다.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이유가 수요 위축에 있다는 사실을 삼척동자도 안다. 아무리 집을 내놔도 살 사람이 나서지 않고 아무리 아파트를 분양해도 청약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게 문제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가계 부실과 실업 공포에 주택 실수요자마저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런데도 정부는 거꾸로 달린다. 분양가가 올라가든 말든 공급 확대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 한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정부의 ‘묻지마’ 정책을 이해하는 방법은 이것 밖에 없다. 투기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투기 여건은 이미 갖춰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렸다. 금리 추가 인하도 예고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가 재도래할지 모른다. 정부가 10.21 부동산대책을 통해 주택대출 규제를 완화했다. 주택투기지역을 풀어 담보인정비율(LTV)을 40%에서 60%로 늘려줄 참이다. 마구잡이 대출 시대가 재연될지 모른다. 경기 불황에 따른 가계 위축이 변수이긴 하지만 아무튼 부동산 투기를 위한 여건은 이렇게 갖춰지고 있다.
어쩌면 몰릴지 모른다. 극심한 경기 불황의 고통을 오히려 ‘한 방’으로 만회하려는 투기 심리가 비등해질지 모르고, 모델하우스 앞에 장사진이 쳐질지 모른다. 그러면 건설사가 다시 호황을 누리고 고용률은 더불어 올라갈지 모른다.
이렇게 보니 다시 보인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폐지와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포함시키려는 대책 이름이 ‘경기활성화 종합대책’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건설경기로, 그것도 투기요인까지 남발하며 내수를 진작시키려 하느냐는 얘기 따위는 하지 않으련다. 그런다고 들을 정부가 아닌 것 같다. 앞뒤 재지 않고 경기 부양에 골몰하고 있지 않은가.
딱 하나만 말하련다.
어떻게 되는 건가? 한국판 서브프라임 가능성은 어떻게 되는 건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졌을 때 한국은 대출규제가 워낙 튼실해 큰 문제가 없다고 호언했던 정부가 스스로 대출규제를 풀려고 하니까 묻는 것이다. 앞으로 수년간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견되는 상황에서 마구잡이 대출을 받으면 가계가 더 부실해질 것 같기에 묻는 것이다.
정말 한국판 서브프라임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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