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이 일제히 들고 일어섰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공격대형을 갖췄다.
타깃은 MBC('PD수첩'과 '뉴스데스크')와 인터넷이다. MBC가 방송한 광우병 안전성 논란과, 인터넷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진행되는 광우병 논란을 한 두름으로 엮어 공격했다. "뜬금없는(중앙)" "'괴담(동아·조선)"이라는 것이다.
질타도 빼놓지 않았다. "뜬금없는 괴담"으로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고 심지어 대통령 탄핵 서명까지 받고 있으니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조·중·동은 이를 "정치적 선동"으로 간주했다. <조선일보>는 "미국 쇠고기가…반미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했고, <중앙일보>는 "한미FTA를 반대하는 일환"으로 치부했다.
짚을 점이 뚜렷해졌다. 조·중·동의 진단대로 시중에 나돌고 있는 광우병 위험성이 "뜬금없는 괴담"이라면 'PD수첩'과 인터넷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혹세무민 죄를 물어도 마땅하다. 반대로 "뜬금없는 괴담"이라는 조·중·동의 주장이 괴이한 것이라면 이들 신문은 역풍을 피해갈 수 없다. 이명박 정부를 보위하기 위해 정치적 선동을 하고 있다는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어떨까?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 걸까? 가릴 수가 없다. 전문적 식견이 부족하기 때문이지만 그보다 선행하는 이유가 있다.
맞서는 두 주장의 진위를 가리려면 근거를 살펴야 한다. 주장을 떠받치는 근거의 정합성을 따져 주장의 정당성을 가려야 한다. 하지만 이게 애당초 불가능하다. 조·중·동 모두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거나 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핵심 문제는 '한국인 유전자'다. 한국인이 미국·영국 사람들보다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2∼3배 높은데 그 이유는 한국인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광우병에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MBC의 보도에 대해 이들 신문은 합리적인 반박 근거를 내놓지 않았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처음으로 발병한 건 2003년의 일이고, 광우병 잠복기간은 10∼20년이다. 재미교포가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단정할 시점이 전혀 아니다. 지금으로선 재미교포의 머리속에 광우병이 자라고 있는지 아닌지 가릴 수가 없다.
나름대로 호소력 짙은 반박사례를 동원한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이 반박은 한국인 유전자가 광우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주장을 물리치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단지 한국인보다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2∼3배 낮은 미국인과 영국인 얘기일 뿐이다. 엇나간 반박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한 미국인 숫자 '3'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는 것도 문제다. 무시해도 좋을 정도의 통계라는 식의 <중앙일보>의 주장은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국민의 직접적이고 실존적인 고민을 잠재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식의 논박은 논박 축에도 끼지 못한다. 두 신문이 정면에서 반박하려 했다면 구체적으로 제시했어야 한다. "인간에게 존재하는 정상 프리온 유전자는 3가지 종류이며 지금까지 확인된 인간 광우병 환자 180여명은 모두 MM 유전자형을 가진 사람들"이며 "특히 한국인의 94%가 MM 형 유전자를 갖고 있어 38%인 영국인, 50%인 미국인보다 2∼3배가량 광우병에 걸릴 확률도 높다"는 MBC의 근거를 뒤집을 새로운 통계를 내놓거나 MBC의 통계가 허위임을 입증했어야 한다. 하지만 두 신문 모두 이런 정상적인 논박의 가장자리에도 가지 않았다.
대략 살폈으니 돌려줘도 될 듯 싶다. <중앙일보>가 그랬다. MBC를 향해 "이러니 방송이 욕을 먹는다"고 했다.
돌려줄 말이 바로 이것이다. "이러니 조·중·동이 욕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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