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관보게재 요청…27일 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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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가 오늘 행정안전부에 고시 수정안을 관보에 실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27일 고시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추가 협상에서 미국과 협의한 것을 정리한 문서는 있지만 양국 협상대표가 공식 서명한 합의문은 가지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쇠고기 고시를 발효시키면 미국 정부 대표가 서명한 확약서를 주기로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 무역대표부는 21일 발표한 ‘소식지’를 통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슈워브 무역대표부 대표의 추가협상을 ‘협상’이 아닌 ‘논의’로 표현했습니다. QSA 프로그램의 성격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강제적 이행을 보증해주는 것”이라는 우리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민간업자들의 자율규제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0개월 미만 소의 뇌·눈·척수·머리뼈 수입 금지에 대해 “한국 시장에서 이들 부위에 대한 수요가 있기 전까지는 이같은 상업적 관행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캐나다 식품검역청은 23일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검역청은 광우병 소 출생 농장을 찾는 작업과 함께 주검의 조직을 채취해 정밀검사에 들어갔습니다. 캐나다는 지난해 5월 미국과 함께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를 인정받은 국가입니다. 우리는 캐나다에서 난 소라도 미국에서 100일 이상 키웠으면 미국 소로 인정합니다.

●이명박 “국가정체성 도전 시위 엄정 대처”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일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시위는 정부 정책을 돌아보고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만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나 불법 폭력시위는 엄격히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촛불시위 주최단체 집행부 12명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 적극 가담자와 선동자에 대한 추가 사법조치, 장기간 도로점거 및 과격 폭력 행위자 현장체포 방침을 보고했습니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일부 네티즌들의 신문 광고물 압박은 광고주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런 위해환경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조선일보> ‘다음’에 카페 폐쇄 요청

<조선일보>가 ‘다음’에 ‘조중동 폐간 국민캠페인’ 카페를 폐쇄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동아일보>도 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과 관련한 100여건의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우희종 표절 의혹 제기한 손숙미, 부메랑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이 어제 광우병 전문가인 우희종 서울대 교수에 대해 표절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우 교수가 연구에 참여한 2005년 식약청 용역과제 ‘광우병의 생체조기 진단기법 개발’ 보고서가 2004년 학술진흥재단 용역과제로 제출된 ‘핵심인수공통전염병 방역기술개발’ 보고서의 복사판 수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희종 교수는 “지급받은 연구비로 수행한 내용을 보고하는 연구보고서와 학술논문을 혼동하고 있다”며 “동일연구소에서의 연구방법 등이 보고서마다 다르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손숙미 의원의 표절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손 의원이 가톨릭대 교수로 재직하던 1998년 제출한 논문 ‘부천시 저소득층 노인들의 철분영양상태에 관한 연구’가 제자 전모 씨의 석사학위 논문과 흡사하다는 의혹입니다. 논문에 등장한 실험 대상자와 결과가 제자 전 씨가 손 의원의 지도로 1997년 12월 제출한 학위논문의 그것과 같습니다.

●부시 7월 방한 무산

데이너 페리노 미 백악관 대변인이 “부시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나중에 이뤄질 것이며 아마도 8월 부시 대통령의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석 때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내달 7일부터 9일까지 일본 도아코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 후 방한할 계획이었습니다.

●정진곤 수석 임명 강행할 듯

청와대 관계자가 정진곤 교육과학문화 수석 내정자의 자기 표절과 관련 “학계의 의견을 좀 더 들어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반응을 볼 땐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다”며 “‘과거 관행상 그 정도면 용인의 범위 내에 있는 게 아니냐’는 걸 주된 반응으로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석 임명 강행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건설노조원 자살

건설노조원 김모 씨가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습니다. 김 씨는 어제 오전 경기 평택시 창내리 38번 국도 궁안교 아래 둔치에 세워진 15톤 덤프트럭 적재함에서 발견됐습니다. 조수석에서 유서가 발견됐는데요. 유서엔 “더러운 세상 나 먼저 간다. 영종도 XXX들아 다 해라. 착한 사람 죽는 게 이거뿐이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김 씨는 신용불량자로 남의 이름을 빌려 덤프트럭을 샀는데 최근 고유가 때문에 할부금과 생활고에 시달려왔으며 최근까지 토지공사가 시행 중인 영종도 ‘하늘도시’ 건설현장에서 일했습니다.

●법원, 론스타 감자설에 “허위사실 아니다”

서울고법 형사9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검 중수부가 2003년 11월 21일 외환은행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감자계획 검토’를 허위사실 유포로 보고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데 대해 당시 감자를 실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을지는 몰라도 당시 증권사 보고서나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의 진술 등을 볼 때 감자가 검토 가능한 안이 될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부실채권을 싸게 팔아 론스타코리아에 손해를 끼친 부분 등에는 유죄를 인정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즉각 상고 방침을 밝혔습니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론스타 쪽에서 허위 감자 계획 유포를 모의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물증과 핵심 관련자의 증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폴리페서’ 김연수 교수에 감봉 3개월

서울대가 휴직이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총선에 출마해 ‘폴리페서’ 논란을 야기했던 김연수 체육교육과 교수에 대해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결정했습니다. 김완진 교무처장은 “감봉 3개월은 경징계 중 최고 단계의 징계이며 김 교수는 다음 학기부터 정상적으로 수업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전 관련 스탈린 극비 전문 공개

스탈린이 1950년 8월 27일 체코슬로바키아의 클레멘트 고트발트 대통령에게 보낸 극비전문이 공개됐습니다. 그해 7월초 열린 유엔 안보리에서 소련이 유엔군의 한국전 파병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에 대한 고트발트 대통령의 문제제기에 대해 스탈린은 “미국에 안보리 다수결 결의를 쉽게 얻도록 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에서의 군사개입에 말려들게 됐으며 군사적 위신과 도덕적 권위를 상실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탈린은 또 “미국이 한국전 개입을 지속하고 중국 또한 한반도에 끌려들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올지 생각해 보자”며 “유럽에서 사회주의를 강화할 시간을 벌고 우리에게 국제 세력균형에서 이득을 안겨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극비전문은 베이징대 역사학부 김동길 교수가 2005년 러시아의 3대 국립문서보관소 중 하나인 사회정치사 문서보관소에서 입수한 것입니다. <중앙일보> 보도입니다.

●중산층 몰락

한국개발연구원의 유경준 선임연구위원과 최바울 주임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산층 가구 비중이 57.6%로 1992년에 비해 17.6%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빈곤층 비중은 10.1%포인트, 상류층 비중은 7.5%포인트 늘었습니다.

두 연구위원은 “경기 영향 외에 자영업 부문의 구조조정에 따른 자영업 종사자들의 몰락과 가족제도의 해체에 따른 빈곤한 1인 가구의 증가도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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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곤 교육수석, 자기 논문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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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곤 신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이 자기 논문을 표절했습니다. 정 수석은 1998년 강원도교육연구원이 발간한 ‘교육연구정보’에 ‘21세기 사회와 열린교육의 필요성’이란 논문을 발표한 데 이어 2000년 한국열린교육학회 발행 ‘열린교육연구’에 똑같은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두 논문은 일부 문장의 단어만 다를 뿐 제목과 구성이 일치합니다. ‘교육연구정보’는 학술진흥재단 등재지가 아니지만 ‘열린교육연구’는 등재지입니다. 학진 등재지의 논문 게재는 교수의 연구업적 평가 및 승진 심사 등에 중요한 참고사항이 돼 학진 등재지 게재 논문은 최초 발표하는 게 관행입니다.

정 수석은 “지금의 엄격한 기준으로 본다면 중복게재를 한 것이 맞다”며 “당시에는 지금처럼 엄격한 중복게재 금지규정이 없었기에 가볍게 생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쇠고기 추가협상 평가 극과 극

정부가 지난 21일 미국과의 추가협상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QSA 프로그램을 통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 ▲30개월 미만 쇠고기의 뇌·눈·척수·머리뼈 수입 금지 ▲검역과정에서 2회 이상 식품안전위해요인 발견 시 작업중단 및 도축장 현지점검권 강화 등입니다. 30개월 이상 쇠고기 교역금지 기간은 “한국 소비자 신뢰가 개선될 때까지”라고 했습니다.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QSA프로그램은 미국 육류수출업체의 자율적인 품질관리 규정에 불과하고 유럽연합 기준으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인 내장과 등뼈의 수입이 금지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식탁에 오르는 일이 없게 됐고 검역주권까지 상당부분 확보했다"며 "미국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감안해 대폭 양보한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재협상이라는 용어에 집착해 선전·선동하는 것은 쇠고기 하나로 이명박 정부를 뒤집으려는 진보세력과 운동권의 책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규정했습니다. 한나라당은 내일 의원총회 뒤 100만 부의 당보를 만들어 의원들이 직접 지역구에서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1일 밤에 ‘6.10촛불대행진’ 이후 최대 인파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 전면 재협상을 요구했습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24일과 27일 국민대토론회 열어 향후 방침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추가 협상 결과를 담은 고시를 서두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추가협상 및 검역지침에 대한 내용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때까지 미루기로 했습니다.

●다음, 광고주 압박 게시물 열람제한

포털사이트 ‘다음’이 <동아일보> 광고주 압박운동 관련 일부 게시물에 열람제한 조치를 내렸습니다. <동아일보>가 지난 20일 “다음 서비스 내 특정 게시물로 광고수주 등 영업에 방해가 되고 있다”며 수백 건의 글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이 조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누군가가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면 권리 침해 여부가 불명확한 때 포털이 최대 30일까지 열람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다음’은 일단 열람제한 조치를 내리고 방송통신심의위에 판단을 의뢰했습니다.

한편 검찰이 광고주 압박운동을 한 네티즌을 수사하겠다고 하자 자수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검찰이 수사 방침을 밝힌 20일 이후 어제까지 법무부와 대검 홈페이지에 ‘나도 잡아가라’는 글과 검찰을 행태를 비판하는 글이 2000여 건 올랐습니다.

●<중앙일보> 계열분리 위장 논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1998년 삼성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중앙일보> 지분을 사들여 계열 분리했는데요.

지난 20일 열린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 등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임모 전 <중앙일보> 재무이사가 “홍석현 회장이 삼성 계열사들이 가진 <중앙일보> 지분 인수에 사용한 자금 141억 원을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증여받은 것이 맞느냐”는 제갈복성 특검보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이 증언이 맞다면 계열분리는 위장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하지만 임모 전 이사는 “표현이 잘못됐는데 <중앙일보> 지분 매입 자금은 ‘증여받은 것’이 아니라 비서실에서 ‘건네진 것’이 맞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변호인측은 비서실에서 건네진 돈이 (홍석현 회장이 선대로부터) 상속받아 보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원자로 냉각탑 폭파에 5개국 언론사 초청

북한이 오는 26일에 핵 신고서를 제출하면 26∼27일 경에 부시 행정부가 의회에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를 통보하고, 그러면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할 예정인데요. 북한이 냉각탑 폭파에 6자회담 참가 5개국의 언론사를 초청했습니다. 초청된 언론사는 미국의 CNN, 중국의 <신화통신>,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일본의 <교도통신>, 그리고 남한의 MBC입니다.

한편 북한이 남북군사회담 북측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10.4선언에 따른 남북합의 이행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결책동은 개성·금강산 지구의 협력교류와 직접 연관된 통신·통행·통관의 ‘3통합의’ 이행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 군대는 이 지구들에서의 협력교류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기 위해 군사적 보장대책을 계속 따라 세워야 하겠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건설노조, 다시 운송거부 돌입

건설노조원들이 어제 다시 운송거부에 들어갔습니다. 건설노조는 정부가 표준임대차 계약서 작성을 약속하자 현장으로 돌아갔지만 조합원 1만 8000여명 중 표준임대차 계약서를 체결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관급공사 현장에서도 서로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겁니다.

건설노조는 오늘 오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 열어 대정부 투쟁방침 밝힐 예정인데요. 각 시군 지회별로 정예 조합원 1명씩을 뽑아 200여명으로 구성된 ‘사생결사대’를 조직한 뒤 오늘부터 서울 곳곳에서 게릴라 시위를 벌일 계획입니다.

●정신병원 등 부당감금 구제

인신보호법이 어제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위법한 행정처분이나 개인에 의한 감금 등으로 부당하게 수용시설에 구금된 피수용자에게 구제청구 길을 열어주는 법률입니다. 이에 따라 피수용자는 물론 가족, 법정대리인, 후견인, 동거인, 고용주 등이 피수용자나 수용시설의 주소지 관할 법원을 방문해 구제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정책연구원의 황만성 연구원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정신요양시설 및 의료기관에 입원·입소한 인원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6만 5356명으로 이중 자의에 의한 입원은 9.4%에 불과합니다. <서울신문> 보도입니다.

●선진당-한국당, 공동교섭단체 무산될 듯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공동교섭단체가 물 건너 갈 것으로 보입니다. 창조한국당이 교섭단체 대표를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자유선진당이 거부했습니다. 그 뒤 창조한국당이 공동으로 대표를 맡거나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맡는 방안을 내놨지만 자유선진당이 이 또한 거부했습니다. 자유선진당은 무소속 영입에 나선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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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의 '인터넷 5대 괴담' 관련 도표

'디지털 마오이즘'이란다. '인터넷 괴담'이 유포되면서 집단적 감성주의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게 바로 '디지털 마오이즘'의 일환이라고 한다. 인터넷의 최근 흐름을 "미국 미래학자 재런 러니어 씨가 2006년 인터넷을 통한 감성적 집단주의의 위험을 극단적 좌파나 우파, 마오이즘, 독일 나치즘 같은 집단주의 운동에 빗대 사용한 ‘디지털 마오이즘’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동아일보>가 행한 성격 규정이 이렇다.

<중앙일보>도 같다. "인터넷이 '정보 소통에 기반한 합리적인 토론' 대신 '감성에 의존하는 다수의 횡포'에 물들고 있다"고 비판한다.

근거가 상당히 구체적이다. <동아일보>는 인터넷 종량제, 독도 포기, 수돗물값 14만원 등 이른바 '인터넷 5대 괴담'을 선정해 조목조목 그 허위성을 밝혀낸다. <중앙일보>도 비슷하다. 같은 사례를 분석하면서 '인터넷 괴담'의 '진화과정'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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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의 '인터넷 진화과정' 관련 도표와 사진

할 말이 없다. 두 신문의 지적은 타당하다. 당국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하는 것이 있고, 누가 봐도 아닌 것이 있다. 어느 모로 보나 '인터넷 괴담'을 '사실'로 받아들일 근거를 찾기 힘들다. 그래서 할 말이 없다. 이견을 달 여지가 거의 없다.

근데 왜일까? 석연치가 않고 흔쾌하지가 않다.

며칠 전에 그랬다. 두 신문은 광우병에 대한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했다. 한국인 유전자에 대한 우려를 '광우병 괴담'으로 일축했고 나아가 다른 광우병 우려 또한 '괴담'으로 치부했다.

한정했었다. '괴담'을 광우병으로 한정해 논전을 펼치려고 했다. 지금은 아니다. 앵글을 넓히고 있다. '광우병 괴담'에서 '인터넷 괴담'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석연치 않은 게 바로 이것이다. 두 신문의 질타를 흔쾌히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도 이것이다. 의도가 읽혀진다. 외곽 때리기다.

광우병 우려를 단번에 제어하기는 어렵다. 걷잡을 수 없이 번졌기 때문이다. 두 신문이 '광우병 괴담'의 핵심으로 꼽았던 한국인 유전자 문제는 정부조차 우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강기갑 민노당 의원이 어제 공개한 농림수산식품부의 문건에 그렇게 기재돼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외곽을 때리는 게 한 방법일 수 있다. 광우병 논란의 본거지인 인터넷의 다른 허위사례를 앞세움으로써 그곳의 권위와 활동성을 제약하는 방법이다. 논란의 당사자를 치기 위해 논란과는 관계없는 사생활을 폭로하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말문을 막고 설득력을 삭감하는 방법이다.

너무 일방적이고 과도한 해석일까? 며칠 전엔 '광우병 괴담'만 있었지만 '며칠 후'엔 다른 괴담이 추가됐기 때문일까? 그래서 범위를 넓힌 걸까?

그럼 이건 어떨까? 중국인 난동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인터넷은 이른바 '집단적 감성주의'로 넘쳐났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이 중국인에 밟혀 죽었다는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도 유포됐고 중국인 유학생의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땐 이러지 않았다. '디지털 마오이즘'의 일환이라 비난하지 않았다. 국민의 공분을 이해하면서 단지 인터넷의 '과도한' 대응을 지적했을 따름이다.

더 있다. '디지털 마오이즘'만 갖고 따지자면 '황우석 파동'에 필적할 사례는 없다. 소음이 컸고 상처가 깊었던 사건이다. 굳이 반추하지 않아도 누구나 또렷이 알고 있는 사안이다.

이 때 두 신문이 어땠는지도 안다. 인터넷이 논문 조작 사실을 밝혀낸 'PD수첩'을 공적으로 몰아 마녀사냥을 할 때 두 신문이 팔짱 끼고 있었던 사실을 똑똑히 기억한다. 집단적 감성이 난무하고 애국주의가 넘실대던 그 때 두 신문은 강 건너 불구경했을 뿐 아니라 'PD수첩' 때리기에 동조하기도 했다.

말을 하고 보니 어폐가 있다. 그 때의 '황우석 옹호'나 지금의 '인터넷 괴담'이나 허위 사실에 현혹돼 집단적 감성주의가 넘실대는 면에선 같다. 결과만 놓고 보면 그렇다. 두 신문이 '황우석'을 거울삼아 사태의 재연을 막으려 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래서 반박 사례로 삼기엔 역부족인 듯 싶다.

하지만 아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천착하면, 그리고 '황우석 옹호'와 '인터넷 괴담'을 맞세우는 게 아니라 '황우석 옹호'와 '광우병 우려'를 맞세우면 비교사례로 손색이 없다.

두 신문은 그 때 그랬다. '황우석'은 '진실'이라고 믿었다. 그러니까 인터넷의 거센 반발은 "합리적 토론"이었고, 그래서 제어할 필요가 없었다. 반면에 '광우병'은 '괴담'이고 '허위'라고 확신한다. 그러니까 인터넷의 격한 논란은 "집단적 감성주의"에 불과하고, 그래서 제어해야 한다.

또렷해진다. 두 신문의 기본자세는 확고하다. 논란의 양태는 중한 게 아니다. 본질적인 것은 논란의 내용, 즉 진위다.

언론의 본령에 충실한 자세 같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진실을 배반하지 않는 언론의 본령을 다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아니다 진실이 불분명할 때는 합리적이고 집단적인 토론을 거쳐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식 방법을 두 신문은 부정하고 있다. '황우석'에 대해서는 '진실'이라고 단정했고 '광우병'에 대해서는 '괴담'이라고 일축한다. 합리적이고 집단적인 토론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그렇게 간주했고 그렇게 몰아간다.

이들에게 진실은 규명되고 정립돼야 할 것이 아니다. 선험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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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조·중·동이 일제히 들고 일어섰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공격대형을 갖췄다. 

타깃은 MBC('PD수첩'과 '뉴스데스크')와 인터넷이다. MBC가 방송한 광우병 안전성 논란과, 인터넷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진행되는 광우병 논란을 한 두름으로 엮어 공격했다. "뜬금없는(중앙)" "'괴담(동아·조선)"이라는 것이다.

질타도 빼놓지 않았다. "뜬금없는 괴담"으로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고 심지어 대통령 탄핵 서명까지 받고 있으니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조·중·동은 이를 "정치적 선동"으로 간주했다. <조선일보>는 "미국 쇠고기가…반미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했고, <중앙일보>는 "한미FTA를 반대하는 일환"으로 치부했다.

짚을 점이 뚜렷해졌다. 조·중·동의 진단대로 시중에 나돌고 있는 광우병 위험성이 "뜬금없는 괴담"이라면 'PD수첩'과 인터넷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혹세무민 죄를 물어도 마땅하다. 반대로 "뜬금없는 괴담"이라는 조·중·동의 주장이 괴이한 것이라면 이들 신문은 역풍을 피해갈 수 없다. 이명박 정부를 보위하기 위해 정치적 선동을 하고 있다는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어떨까?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 걸까? 가릴 수가 없다. 전문적 식견이 부족하기 때문이지만 그보다 선행하는 이유가 있다.

맞서는 두 주장의 진위를 가리려면 근거를 살펴야 한다. 주장을 떠받치는 근거의 정합성을 따져 주장의 정당성을 가려야 한다. 하지만 이게 애당초 불가능하다. 조·중·동 모두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거나 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핵심 문제는 '한국인 유전자'다. 한국인이 미국·영국 사람들보다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2∼3배 높은데 그 이유는 한국인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광우병에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MBC의 보도에 대해 이들 신문은 합리적인 반박 근거를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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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경우 "우리 민족의 유전자가 구미 사람보다 광우병에 약하다면 미국의 200만 교포들이 아무 문제없이 산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라는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의 말을 내세웠지만 빈약하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처음으로 발병한 건 2003년의 일이고, 광우병 잠복기간은 10∼20년이다. 재미교포가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단정할 시점이 전혀 아니다. 지금으로선 재미교포의 머리속에 광우병이 자라고 있는지 아닌지 가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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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호기롭게 반박을 했다. "미국 질병센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인간 광우병에 걸려 사망한 미국인은 3명"이며 "이 가운데 2명은 광우병이 처음 발병했던 영국에서 건너온 사람이었다"는 점을 환기시킨 뒤 "의학적인 잠복기간을 고려하면 전 세계적으로 인간 광우병 환자들이 2∼3년 전부터 집단적으로 쏟아져야 정상"이라고 했다.

나름대로 호소력 짙은 반박사례를 동원한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이 반박은 한국인 유전자가 광우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주장을 물리치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단지 한국인보다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2∼3배 낮은 미국인과 영국인 얘기일 뿐이다. 엇나간 반박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한 미국인 숫자 '3'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는 것도 문제다. 무시해도 좋을 정도의 통계라는 식의 <중앙일보>의 주장은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국민의 직접적이고 실존적인 고민을 잠재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식의 논박은 논박 축에도 끼지 못한다. 두 신문이 정면에서 반박하려 했다면 구체적으로 제시했어야 한다. "인간에게 존재하는 정상 프리온 유전자는 3가지 종류이며 지금까지 확인된 인간 광우병 환자 180여명은 모두 MM 유전자형을 가진 사람들"이며 "특히 한국인의 94%가 MM 형 유전자를 갖고 있어 38%인 영국인, 50%인 미국인보다 2∼3배가량 광우병에 걸릴 확률도 높다"는 MBC의 근거를 뒤집을 새로운 통계를 내놓거나 MBC의 통계가 허위임을 입증했어야 한다. 하지만 두 신문 모두 이런 정상적인 논박의 가장자리에도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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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낫다. 두 신문은 <동아일보>에 비하면 그나마 낫다. <동아일보>는 아예 제시하지 않았다. 해당 기사에서 한국인 유전자가 광우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MBC의 보도를 전하면서도 반박 근거는 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제목은 과감하게 뽑았다. "‘미국소 괴담’, MB에 노골적 비방으로…"라고 했다.

대략 살폈으니 돌려줘도 될 듯 싶다. <중앙일보>가 그랬다. MBC를 향해 "이러니 방송이 욕을 먹는다"고 했다.

돌려줄 말이 바로 이것이다. "이러니 조·중·동이 욕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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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그게 '압력'이었다면 간단할지 모릅니다. 강자와 약자,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가 뚜렷이 드러나는 것이라면 해법을 찾기가 한결 쉬울지 모릅니다. '전선'을 분명히 하고 싸우면 되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국민일보>가 권력의 '압력'에 굴복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가짜 영농계획서 기사를 누락했다고 간주하는 건 어설프고 엉성합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까 먼저 이점부터 분명히 해야 겠네요. '압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위치가 위치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권력이 집중된 청와대의 대변인입니다. 전력도 있습니다. 박미석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논문 표절 기사를 누락한 전력을 갖고 있습니다. <국민일보>가 청와대의 권력에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볼 정황은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건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겁니다. '압력'이 기사 누락 사태를 부른 '유일한' 이유는 아니라는 겁니다.

이동관 대변인의 해명에 또 다른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그가 그랬습니다.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라 부탁한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민일보 편집국장은 친한 언론사 동기로 두세 차례 전화를 해 사정을 설명하고 자초지종을 얘기하면서 친구끼리 하는 말로 ‘좀 봐줘’라고 말했을 뿐이다.”

이동관 대변인의 말을 축약하면 "친한 동기에게 부탁했을 뿐"이 됩니다. 이게 바로 문제입니다.

'폴리널리스트'가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언론사 기자로 일하다가 하루아침에 정치권으로 자리를 옮긴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동관 대변인 역시 '폴리널리스트'입니다. <동아일보> 기자로 있다가 이명박 캠프로 자리를 옮긴 사람입니다.

그래서 가능했습니다. "친한 동기에게 부탁"할 수 있었습니다. 거리낌 없이, 체면 불구하고 "좀 봐줘"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이동관 대변인만이 아닙니다. '폴리널리스트'는 수십 명을 헤아립니다. 어떤 '폴리널리스트'는 금배지를 달았고, 어떤 '폴리널리스트'는 감투를 썼습니다.

이들도 똑같이 할 수 있습니다. "친한 동기에게 부탁"할 수 있습니다. "좀 봐줘"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할 수 있습니다.

편집국장에게만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취재현장에 나와 있는 "친한 후배"에게 그렇게 부탁할 수 있고, 데스크에 앉아있는 "친한 선배"에게 그렇게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세상사가 꼭 칼로 무 자르듯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생면부지의 정·관계 인사는 소 닭 보듯 할 수 있지만 여러 해를 동고동락했던 '폴리널리스트'는 그렇게 대하기 힘듭니다. 원칙을 뒷전으로 밀어놓고 '인지상정'에 빠지기 십상이지요.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더 악성입니다. '압력'보다 더 복잡하고 '탄압'보다 더 미묘한 게 바로 이런 현상입니다. '인간적 의리'를 앞세워 '압력'을 희석시킬 수 있습니다.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십 명의 '폴리널리스트'가 선·후배를 붙잡고 "좀 봐줘"라고 말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굳어가는지 모릅니다. '압력'이 '인간적 의리'로 둔갑해 일상화되고 구조화되고 있는지 모릅니다. 

▲사진 출처=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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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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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 내용이 기가 막힌다. 제목부터가 도발적이다. "누굴 위해 미국 소를 '광우병 소'라 선동하나"라고 묻는다. 답도 알아서 내린다 "반미 성향의 일부 시민단체"가 "식품의 안전성 확보나 농업 보호를 빙자한 반미운동"을 한다고 주장한다.

혀를 끌끌 차고 있을 일만은 아니다. 국민 상당수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에 직면해 건강권을 염려하고 '조공외교'를 비판하는 마당에 <동아일보>가 뛰어들었다. 마당 한 가운데에 뛰어들어 전혀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으니 거기엔 그만한 곡절이 있을 것이다. 살피고 헤아리는 건 상대방에 대한 예의다.

<동아일보>의 논거는 간단하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은 과학적 검증과 국제기준에 따라 판단할 일"이라고 한다.

상론도 편다. 광우병은 "동물성 사료를 금지하고 관리를 엄격히 하면서 사라져가는 추세"이고, "국제수역사무국은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존재하거나 도축돼 식용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을 뿐만 아니라,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도축되더라도 편도와 척수 같은 위험부위를 제거하면 안전하다"고 한다.

넓게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 <동아일보>가 제시한 평가 기준만 갖고 얘기해도 충분하다.

<동아일보>가 주장의 지렛대로 삼는 건 국제수역사무국 판정이다. 지난해 5월 미국을 '광우병 위험 통제국'으로 분류한 것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 미국도 바로 이 판정을 무기 삼아 우리 정부의 쇠고기 수입 개방 결정을 이끌어낸 바 있다.

어떨까? 국제수역사무국이 그렇게 판정했으면 만사가 해결된 걸까? 그렇지가 않다.

광우병 관련 기준을 잡는 곳이자 미국을 '광우병 위험 통제국'으로 분류한 곳이 바로 국제수역사무국 산하 '육상동물위생규약위원회'다. 근데 공교롭다. 이 위원회 위원장이 미국 농무부 산하 동식물검역소에서 파견한 알렉스 티에르만이란 사람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우리 속담이 퍼뜩 연상되지만 제쳐놓자. 근거 없는 선입견이란 비판에 봉착할 수가 있다.

이건 어떨까? 미국은 국제수역사무국의 판정대로 광우병 위험을 잘 통제하고 있는 걸까? 전혀 그렇지가 않다.

전 세계에 동영상이 공개됐다. 미국의 한 도축장에서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소, 이른바 '다우너(앉은뱅이)' 소를 지게차를 이용해 강제로 일으켜 세우는 동영상이 만천하에 공개돼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 동영상 하나 때문에 미 농무부는 이 도축장에서 생산된 쇠고기 6만여t에 대해 리콜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이게 올해 벌어진 일이다. 국제수역사무국이 '광우병 위험 통제국'으로 분류한 다음에 발생한 일이다.

특정위험물질만 제거하면 아무 문제없다는 주장도 빈약하기 그지없다.

정부가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서 7개의 특정위험물질 가운데 5개 물질의 수입을 허용한 점이 당장 떠오르지만 일단 유보하자. 그것보다 이 점이 먼저 아른거린다.

일본 농림수산성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일시 수입중단 조치를 내렸다. 쇠고기에서 등뼈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특정위험물질로 분류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수입 금지 대상에서 풀어버린 등뼈를 일본은 문제 삼았다.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동아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일본은 '반미 단체'를 넘어 '반미 정부'에 해당한다.

너무 단순한가? 그럼 이렇게 반문을 돌리자. 특정위험물질만 제거하면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동아일보>의 주장이 맞다면 누가 잘못한 건가? 특정위험물질 7개 중 5개를 풀어버린 우리 정부가 잘못한 건가? 아니면 등뼈 혼입 사례만 갖고도 수입 중단 조치를 내린 일본 정부가 잘못한 건가?

광우병이 사라져가는 추세라는 주장은 군색함을 넘어 무모하기까지 하다.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라고 했다. 건강에 대해서까지 확률을 들이밀면 안 된다. 광우병 발병 비율이 0.01%에 불과하더라도 그 '무시해도 좋을 만한' 경우에 맥없이 걸린 사람은 죽음에 이른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99명의 목숨이 보존되니까 한 명의 목숨은 운에 맡겨도 된다는 식의 논리는 너무 무책임하다. 건강은 고스톱판이 아니다. '써봤자 3점'이란 심리로 '못 먹어도 고'를 외칠 수 있는 분야가 전혀 아니다.

각론에 매달려 시시비비를 가리다보니 덧없다는 생각도 든다. 원천적인 문제는 <동아일보>의 태도에 있다.

토론해야 할 사안에 대못질을 한다. '나의 논거가 옳으니까 조용히 있어'라고 윽박지른다. 윽박지르다 못해 색칠까지 한다. '반미'를 앞세워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에 문제를 제기하는 쪽을 코너로 몬다. 이들을 불순세력으로 몰아붙인다. 

구태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가 정책적 반대와 정치적 곤경에 봉착했을 때 써먹던 낡은 수법이다. 다른 곳도 아니고 언론사가, 특히 '탈이념 실용'을 외치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케케묵은 색깔공세를 편다.

<동아일보>는 시민단체를 향해 "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힐난했지만 되돌아볼 일이다. <동아일보>의 "반미" 운운에 "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질타하는 국민 목소리가 적지 않음을 돼새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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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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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그랬다. 두 번에 걸쳐 "무섭다"고 했다.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총선 결과를 보고)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고 했고, "FTA를 무서워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손학규 대표가 정말로 민심이 무서운 줄 안다면 정숙해야 하고 자중해야 한다. "FTA를 무서워할 이유가 없다"고 밖에 나가 떠들 일이 아니다.

FTA를 지지해온 그의 일관된 소신이 탐탁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가 향유해야 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고 해서도 아니다. 다만 그의 위치와 임무를 망각하지 말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민주당의 노선투쟁은 피할 수 없다. 당 정체성과 노선을 놓고 '중도실용'이니 '중도진보'니 하는 말들이 엇갈리는 게 민주당의 요즘 사정이니 한 번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왕 정리해야 하는 것이라면 아주 격렬하고 뜨겁게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뜨뜻미지근한 당의 이미지와 엉거주춤한 당의 입장을 바로잡을 수 있다.

한미FTA가 이 노선투쟁의 주요 매개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중도실용'이니 '중도진보'니 하는 논란에 불을 지르는 휘발유이자, 당 노선 정립의 저울추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손학규 대표가 그랬다. 어제 열린 총선 평가 토론회에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우리를 신뢰할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 말에 "민심이 무섭다는 걸 다시 느꼈다"는 말을 조합하면 이런 얘기가 성립된다.

앞으로 하기에 달렸다.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민심이 웃을 수도 있고 찡그릴 수도 있다. 결정적인 매개는 한미FTA다. 한미FTA 당론을 모으는 과정, 그리고 결과로서의 당론이 민주당에 대한 민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

문제는 방식과 틀이다. 생산적 논의와 소모적 갈등을 가르는 기준은 논의 방식과 틀이다. '여기서 삐죽 저기서 삐죽' 하며 두더지 게임하듯 전개해서는 안 된다. '이 사람이 찔끔 저 사람이 찔끔' 의견 표명을 하는 중구난방식 논의도 안 된다. 전면적이어야 하고 질서가 있어야 한다.

방식과 틀은 이미 마련돼 있다. 다음 주에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이, 6월에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당선자 워크숍에서 논의하고 거기서 결론을 내지 못하면 전당대회에서 당원 전체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손학규 대표에게 정숙과 자중을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이미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게다가 국회의원 당선자도 아니다. 이 처지가 그의 행동반경을 제한한다. 그는 중립적 위치에서 전당대회를 관리해야 하고 당선자 워크숍을 개최해야 한다. 이런 그가 '대표' 자격으로 '밖'에 '삐죽' 얼굴을 내밀어 '찔끔' 얘기하는 건 부적절하다.

그는 책임지지 않는다. 차기 당 지도부의 일원이 될 사람도 아니고 일상적인 당론 결정기구인 의원총회 구성원도 아니다. 당론이 몰고올 후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을 사람이 당론을 앞장서 끌고가려는 건 사실상 월권에 해당한다. 다른 사안도 아니고 한국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한미FTA에 대해 '선도자'임을 자처하는 태도를 '소신의 발로' 정도로 이해하는 건 아량이 아니라 방기다. '오버'엔 '태클'이 필요하다.

일방적인 얘기로 비칠까봐 한 가지 비교사례를 제시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5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을 때, 이 국회에서 한미FTA 비준안과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손학규 대표가 그랬다. "사전협의도 없이 총선에서 과반을 얻었다고 일방적으로 압박해서는 곤란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자세'를 꼬집었다.

똑같이 말할 수 있다. 사전협의도 되지 않은 사안을, 더구나 충분한 토론기회가 열려있는 사안을 단지 대표라는 이유로, 소신이라는 이유로 맘대로 이야기하는 건 곤란하다. 이 역시 '자세'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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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